정비서비스가 수입차의 유일한 약점이라고 누차 지적되어 왔다. 수입차의 정비서비스는 2012년을 기점으로 국산차에 뒤지기 시작해, 5년 연속 열세이며 최근 3년은 20점 내외 뒤진 상태에 머물고 있다. 그러나 모든 수입차 브랜드가 그런 것은 아니다. 탁월한 수준을 자랑하는 일본계는 차이가 크게 줄어들기는 했지만 4년 연속 국산차 보다 20점 이상 높은 점수를 유지하고 있다. 정비서비스가 우수한 브랜드와 그렇지 않은 브랜드간에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를 몇 단계로 나누어 짚어볼 계획이며, 그 첫번째로 ‘예약과정’을 비교했다.
자동차 전문 컨슈머인사이트의 2016년 ‘연례 자동차 기획조사’에서 지난 1년간 소유 브랜드의 직영(공식) 또는 협력 서비스업체에서 정비서비스를 받은 적이 있다는 소비자 3만8천여명의 정비예약과정을 비교했다. 비교는 국산브랜드와 수입차브랜드 각각을 2016년 정비서비스 평가 결과에 따라 우수그룹(평균이상 회사)과 미흡그룹(평균미만 회사)으로 나누어 4집단간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 확인했다.
먼저 국산-수입 브랜드간 정비서비스를 비교하기 전에 서비스수요의 처리에 차이가 있음을 고려해야 한다. 본 조사에서 수입차는 모두 직영센터에서만 처리되었고, 국산의 경우는 공식센터 담당률이 12%에 불과하다. 따라서 실제 국산-수입간의 비교는 국산-협력과 수입-직영간의 비교라 할 수 있다.
먼저 예약과정을 보면 예약률을 제외한 거의 모든 측면에서 국산이 수입보다 우월했다. 수입은 예약률이 96%, 그 중 89%가 전화예약을 했으나 국산은 각각 75%, 45%로 크게 낮았다. 이는 국산에는 중소규모 협력업체가 많기 때문이고, 실제 공식업체의 전화예약 결과는 수입차에 가까웠다.
예약과정에서는 수입차가 크게 열세였다. 수입차 고객의 ‘예약에 불편이 있었다’는 답은 17%로 국산(6%)의 세배에 가까웠으며, ‘2회 이상 전화했다’는 25%와 19%로 차이가 있었다. 수입차의 ‘당일 예약률’은 12%에 불과했고(국산 59%), ‘3일 이상 후로 예약’은 72% 대 20%, 평균 대기일은 7.5일 대 4.4일로 현격한 차이가 있었다. 그날이 ‘예약 가능한 가장 빠른 날’이라는 답은 57% 대 52%, ‘야간/주말 정비가 전혀 되지 않았다’는 38% 대 24%로 수입차가 더 높았다. 이를 보면 전반적으로 수입차의 정비서비스 예약과정이 국산 보다 더 불편하고, 시간이 걸림을 알 수 있다. 가장 큰 문제점은 대기시간이 길다는 것이다. 이는 수입차 회사들이 서비스수요를 감당할 만한 인프라를 갖추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입차 브랜드를 정비서비스 우수브랜드와 미흡브랜드로 나누고, 이 두 그룹이 어떤 면에서 차이가 있는지 비교했다. 우수와 미흡간에는 예약전화 처리에서 가장 큰 차이가 있었다. ‘예약에 불편이 있었다’는 답은 우수 11%, 미흡 21%로 큰 차이가 있었으며, ‘2회 이상 전화했다’는 17%와 30%, ‘평균전화횟수’는 1.3회와 1.7회로 우수그룹이 크게 앞섰다. 이외에 우수그룹은 ‘가능한 가장 빠른 날’이 50%로 미흡(61%) 보다 낮았으나 평균대기일은 6.6일로 미흡(8.0일)보다 짧아 서비스 처리가 빨랐다. 종합적으로 수입차의 예약과정에서 우수-미흡을 가장 잘 변별해 주는 것은 ‘예약전화 처리’였다.
국산브랜드는 우수-미흡간의 차이가 수입차 만큼 크지 않았다. 특징적인 것은 미흡그룹의 ‘당일예약률’이 62%로 우수그룹(53%) 보다 높았으나, 당일예약을 제외했을 때의 대기일은 평균 4.9일로 우수(3.6일) 보다 더 길었다. 이는 미흡브랜드의 정비센터들이 당일처리가 어려운 정비요청은 대기일을 늘려가며 예약접수를 받고 있음을 시사한다.
수입차 고객들이 시간에 더욱 민감하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예약과정에서 정비서비스 우수-미흡 수입차 브랜드를 가르는 가장 큰 변수는 전화예약과정이며, 그 다음 대기일이다. 주목할 만한 점은 전화예약과정에서 우수 수입차는 국산차 브랜드와 거의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그 무엇보다도 전화예약과정을 개선하는 것이 수입차 미흡그룹이 우수그룹으로 진입하는 지름길로 보인다.
이 조사결과는 자동차전문 리서치회사 컨슈머인사이트가 2001년 시작한 표본규모 10만의 초대형 ‘연례 자동차 기획조사’의 제16차 조사(2016년 7월 실시)로부터 나온 것이다.
출처 : 컨슈머인사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