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모델의 디자인 평가에서 수입차 Top10은 모두 독일차 고급브랜드의 차지였다. 브랜드별로는 BMW가 Top10에 4개 모델을 올리는 기염을 토했으며, 그 다음은 Audi 3개, Mercedes-Benz 2개의 순이었다. 국산차 Top10은 현대차(6개)와 기아차(4개)가 나눠가졌다.

앞으로 2년 안에 새 차를 살 계획이 있다는 고객들이 자동차의 디자인을 평가했다. 평가대상은 수입차는 2012년 상반기 판매량 기준 상위 50종의 모델, 국산차는 조사 당시(2012년 7월) 시판 중인 모든 승용차 모델 44종이었다. 수입차와 국산차의 모델별 종합디자인점수는 1,000점 만점으로 산출했다[표1]

종합디자인점수는 수입차가 676점, 국산차가 682점으로 국산차가 다소 높았다. 평가 대상 모델을 선정할 때 국산차는 구입 의향이 있는 차급에서 정한 반면 수입차는 구입의향이 있는 차의 가격대(5천만원 기준)와 세단/RV 여부만을 기준으로 정했다. 이러한 조사설계상의 차이로 인해 국산차 평가자보다 수입차 평가자의 관여도가 더 낮아 낮은 점수로 이어졌다. 따라서 수입차와 국산차 점수를 직접적으로 비교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수입차 중에서는 BMW GT가 770점으로 1위였다. Benz CLS Class(768점)가 근소한 차이로 2위를 차지한 것을 비롯해 Top10에 BMW 4개, Audi 3개, Mercedes-Benz 2개, Porsche 1개를 올리며 상위권을 독일 고급브랜드가 석권했다.

평가된 수입차 50개 모델 중 평균(676점) 이상의 점수를 받은 27개 모델은 ‘유럽차’, ‘고급브랜드’로 요약될 수 있다. 27개 중 25위 Jeep Grand Cherokee를 제외한 26개 모두가 유럽차 브랜드였으며, MINI Cooper의 두 모델과 Volkswagen의 Tiguan과 CC, Jeep Grand Cherokee를 제외한 21개가 고급브랜드였다.

미국차는 Jeep Grand Cherokee가 25위로 평균 이상 모델 리스트의 한 자리를 간신히 차지했으며, 일본차는 모두 평균 이하로 부진했다. 제품과 서비스 측면 모두에서 구매 고객에게 최고의 만족을 주고 있는 일본차는 구매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디자인 측면에서는 낮은 평가를 받았다. 일본차 판매부진의 중요한 이유는 디자인으로 보인다.

국산차는 기아차 K5가 781점으로 1위였으며, 그 다음을 Genesis(767점), SantaFe DM(764점), Equus VI(759점), K7(737점)이 따랐다. 현대차 6개, 기아차 4개 모델로 Top10을 현대·기아차가 독식했다.

국산차 평균(682점)을 넘는 22개 모델 중 현대기아차가 18개를 차지하면서 다른 제조사 모델은 낮은 순위로 밀렸다. 한국지엠은 Spark 708점(13위), 쌍용차는 Chairman W 689점(20위), 르노삼성은 New SM5(L43) 622점(38위)이 가장 좋은 성적이었다. 자동차 구매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디자인 측면에서 현대·기아차와 다른 회사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의 차이가 있다.

여기에서의 디자인 평가는 현재 갖고 있는 차가 아니라 앞으로 구입할 가능성이 있는 차에 대한 것이다. 보유차에 대한 만족보다는 향후 시장에서 상품으로서의 성공 가능성을 예측하는 것이다. 실제로 차의 디자인과 시장 점유율 간에는 밀접한 상관이 있으며, 차가 많이 팔리려면 디자인이 좋아야 한다는 것은 현재로는 불변의 진리다. 디자인 평가 결과를 보면 적어도 당분간 한국 수입차 시장에서 독일차의 독주는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이며, 국산차 시장의 현대기아차의 장악력도 느슨해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