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탄생한 지 반세기를 맞는 포르쉐 911을 기념하여 포르쉐 스포츠카의 핵심 기술이라 할 수 있는 PDK가 재조명되고 있다.

1980년대, 포르쉐는 레이스 경주차에 사용하기 위해 세계 최초로 ‘듀얼 클러치 변속기’를 개발했고 르망 레이스에서 우승을 거머쥐었다. 2013년, 더욱 진보된 변속기 기술이 다시 서킷으로 돌아왔다. 뉴 911 GT3는 포르쉐가 양산차를 위해 사용하던 가장 빠르고 파워풀한 PDK(포르쉐 듀얼 클러치 변속기)를 탑재했다. 30년 가까이 침묵을 지킨 끝에 출발한 PDK 기술은 거짓말 같은 성공 스토리를 기록하고 있다. 다양한 모델 레인지에 따라 현재 포르쉐 전 차종의 4분의 3 이상에 PDK가 탑재되어 있으며 이 추세는 점점 증가하고 있다.

54번의 승리와 수많은 챔피언십 석권이 말해 주듯 포르쉐 962는 1984년 레이스 도전 이래 시대를 통틀어 가장 성공한 스포츠카라고 말할 수 있다. 포르쉐의 듀얼 클러치 변속기는 962를 위해 최초로 개발됐다. 장거리 세계 챔피언십에서 테스트로 사용된 이 독특한 기어박스 구조는 일반 양산차를 위해 개발된 것이 아니었다. 일반 주행용 차량의 안락함에 대한 높은 기준을 충족시키기에는 당시의 전자공학과 컴퓨터 용량이 기술적으로 아직 성숙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전자 제어장치의 발달은 새로운 밀레니엄 이후에 변화가 시작됐다. 포르쉐는 다시 새로운 변속기 개발에 집중했고 2008년, 양산형 스포츠카인 911 카레라에 최초로 듀얼 클러치를 적용했다. 기존의 팁트로닉 S 기어박스를 대신해 완벽히 스포츠카에 맞춰진 PDK는 자동 변속기의 편안함과 수동 변속기의 기계적 효율성과 역동성을 모두 가지고 있다. PDK는 처음부터 자동변속기보다 60% 이상 빨라진 기어 변속이 가능하게 됐다. 기어 변속은 동력 손실 없이 이루어지면서도 연료 소비는 줄어들었다.

PDK는 2개의 기어박스로 나뉘어져 있어 평행으로 배치된 2개의 파워 시프트 클러치를 통해 엔진에 연결돼 있다. 홀수 기어와 후진기어는 1번 클러치에 연결돼 있으며 전반의 기어박스에 해당한다. 2번 클러치는 짝수 기어에 연결돼 후반의 기어박스를 담당한다. 즉, 전자 유압식으로 활성화되는 기계식 수동 변속기로서 시프트 포크를 통해 개별적인 기어들이 선택된다. 1단부터 6단까지 기어는 스포티한 주행성을 위해 고안되었으며 최고 속도는 6단에서 나온다. 7단 기어는 연료 절감을 위해 긴 기어비를 가진다.

PDK는 처음 도입 단계부터 고객들의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이에 힘입어 1년 뒤 911 카레라에 새로운 기어박스가 옵션으로 제공되었으며, 뒤이어 박스터와 카이맨에도 옵션으로 제공되었다. 2009년 파나메라가 세계 최초로 공개되었을 당시, 3개의 모델 모두에 듀얼 클러치 변속기(PDK)가 기본으로 탑재되었다. 파나메라 세단 하나의 범주에 속하는 3가지의 모델에서 PDK가 동일하게 장착되었지만, 서로 다른 드라이브 시스템을 지닌 각각의 모델에 알맞게 PDK가 개발되었다는 점에서 기술의 진일보를 의미했다.

새로운 911 GT3의 등장과 함께 PDK는 새로운 수준에 도달했다. 포르쉐의 모터스포츠 엔지니어들은 듀얼 클러치 변속기를 완전히 개량해 손쉬운 컨트롤을 통해 스포츠카로서의 강력한 퍼포먼스를 내도록 개발했다. 그 결과 변속기는 기존의 수동변속기가 가지고 있는 모든 성능을 그대로 이어받으면서도 더 향상된 퍼포먼스를 위한 PDK의 장점을 극대화시켰다. 그 결과 시퀀셜 기어박스와 같이 서킷 코스에도 드라이빙이 가능하게 만들었으며, 더 높은 성능과 역동적인 드라이빙의 즐거움을 제공한다.

911 GT3의 PDK가 지니는 변속 전략과 반응 시간은 체계적으로 특수 개발된 것으로 여타 포르쉐 스포츠카와는 차원이 다르다. 기어 변속은 1000분의 1초에 이뤄지며 운전자는 시프트업 과정에서 번개같이 빠른 기어변속을 경험한다. 드라이빙 퍼포먼스를 강화시키기 위해, 증가한 토크와 함께 전광석화와 같은 변속이 이루어지고, 기어 변속은 새롭게 선택된 기어에 맞춰 고도로 다이내믹한 엔진 회전속도로 변환된다. 이 같은 찰나의 변속 시간은 지금까지는 모터스포츠의 범주에서나 볼 수 있었던 것이다.

스포츠카가 최고의 랩 타입을 기록하는 데 있어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부분이 바로 클러치다. 바로 이런 이유에서 911 GT3에 ‘패들 뉴트럴’ 기능이 장착됐다. 운전자가 두 개의 시프트 패들을 동시에 당기면 PDK 클러치가 열리면서 엔진과 파워트레인 간의 동력 흐름이 중단된다. 다시 양쪽 시프트 패들을 놓으면 PSM이 꺼지는 동시에 클러치가 순식간에 닫힌다. 만약 PSM이 작동되더라도 꺼질 때만큼은 아니지만 클러치는 역시 빠른 속도로 닫힌다.

패들 뉴트럴 기능은 2가지의 효과적인 장점을 제공한다. 예를 들어 젖은 커브 길 주행에서 언더스티어가 일어나면 운전자는 즉시 패들을 당겨 중립으로 전환해 뒷바퀴에 추가적인 횡항력을 가할 수 있다. 두 번째 측면은 기어가 체결될 때 구동력을 반복적으로 연결 및 연결 해지를 함으로써 운전자가 다이내믹한 드라이빙을 즐길 수 있게 한다. 기존의 수동 변속기와 결합된 전통적인 클러치와 비교했을 때 차량 선회 시 뒷부분을 의도적으로 요동시킬 수 있다.

어댑티브 기어 변속의 스포티한 전략

PDK는 911 GT3의 운전자에게 선택이 가능한 어댑티브 트랜스미션 컨트롤을 제공한다. 기본적으로 새로운 911 GT3의 DSG(더블 클러치 기어박스)는 오직 두 가지의 변속 전략을 갖는다. 스포츠 모드와 레이스 트랙 모드. 이 두 가지 모드에서 911 GT3의 기어 변속은 언제나 신속하게 이루어진다. 변속 과정과 변속 포인트는 운전자의 드라이빙 스타일에 의해 설정된다. 레이스 트랙 모드에서 PDK는 온전히 레이스 코스에 맞춰 달릴 수 있도록 개발된 시프트 맵을 따라간다. 각 기어로 더욱 오래 주행하며, 상단 기어로의 변속은 높은 토크 상태에서 진행된다. 레이스 코스 변속 프로그램은 과격하지 않은 스포티 드라이빙 스타일에서도 퍼포먼스 지향적이다. 따라서 강력한 퍼포먼스를 지닌 스포츠카는 더욱 퍼포먼스를 중점으로 하는 드라이빙을 제공하여 어떤 순간에서든지 기어 변속 없이도 강력한 출력 증강을 이루어낼 수 있다.

짧아진 기어비 : 더욱 빨라진 뉘르부르크링 노르트슐라이페 랩 타임

911 GT3-PDK의 기계적인 변화는 다른 포르쉐 모델에 장착된 듀얼 클러치 변속기와 비교하여 차체 내부의 구조에 더욱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더 가벼운 기어 휠과 기어 세트를 사용함으로써 더 높은 출력의 엔진이 다이내믹한 힘을 낼 수 있도록 도와준다. 더불어 PDK의 총량이 2킬로그램이나 줄었다. 짧은 기어비는 전체적으로 새로운 특성을 부여한다. 911 GT3는 톱기어인 7단에서 최고 속도에 도달한다. 911 GT3는 최종 감속비가 15%까지 짧아짐과 더불어 모든 기어비가 전반적으로 911 카레라 모델보다 짧아졌다.

그 결과 911 GT3의 드라이빙 퍼포먼스는 새로운 기록을 세운다. 911 GT3가 선보인 2가지 기록은 특히 PDK 기술에 영향을 받았다.. 911 GT3는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단 3.5초에 돌파할 수 있고, 12초 내에 200km/h에 도달한다. 이와 더불어 911 GT3는 세계에서 가장 어려운 레이싱 코스로 손꼽히는 뉘르부르크링 노르트슐라이페에서 7분 30초 이내의 랩타임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