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AI 퍼포먼스 ‘‘너’로댄스’가 15일까지 서울 아트코리아랩 지하 1층 시연장 A에서 첫선을 보였다. 이 작품은 문화체육관광부와 예술경영지원센터가 운영하는 예술-기술 융합 특화 플랫폼 ‘아트코리아랩’의 입주기업 식스도파민이 개발한 AI 안무 저작도구 ‘뉴로댄스(NeuroDance)’를 기반으로 한 관객 참여형 이머시브 퍼포먼스다.

이번 프로젝트는 ‘관객이 안무가가 되는 무대’를 주제로 예술과 기술의 접점을 탐구하고 무용 창작의 민주적 가능성을 실험했다. 단순한 공연 관람을 넘어 관객이 자신의 감정과 언어를 통해 무대의 일부가 되는 ‘참여형 무용’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너’로댄스’는 관객 ‘너’로부터 출발하는 AI 안무 생성 프로젝트다. 99명의 프로 안무가가 직접 참여해 자신만의 움직임 데이터를 수집·제공했고, 이를 학습한 AI가 각 안무가의 스타일을 분석·결합해 새로운 움직임을 만들어냈다. 관객이 공연 중 자신의 감정이나 생각을 말하면 시스템은 Speech to Text(음성→텍스트 변환)와 Text to Animation(텍스트→애니메이션 생성) 기술을 통해 이를 실시간으로 춤으로 변환했다. 안무가는 무대에서 물러나고, 무용수는 단 한 명의 관객에게 ‘춤의 빈틈을 채워 달라’고 요청했다. 이때 생성된 움직임은 관객의 감정에 따라 매번 달라지며, 각 공연은 단 한 번뿐인 창작으로 기록되었다.

식스도파민은 이번 작품을 통해 AI와 VR 기술이 결합된 ‘민주적 무대’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자 했다. 고정된 안무 대신 관객이 직접 개입해 춤을 완성하는 과정 자체가 예술 창작 행위로 확장되었다. 이를 통해 관객은 단순한 감상자가 아닌 창작의 주체로 참여하게 되며, 기술은 인간의 감정과 신체 사이를 매개하는 예술적 언어로 기능했다.

‘‘너’로댄스’는 ‘무용은 말로 할 수 없는 말이다’라는 개념에서 출발했다. 식스도파민은 ‘기술은 그 말을 더 잘할 수 있게 하는 말이다’라는 관점을 바탕으로 감정과 신체, 언어와 기술의 경계를 넘나드는 새로운 예술 언어를 탐구했다. 이번 공연은 AI가 인간의 창의성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그 창의성을 증폭시키는 도구로서 작동할 수 있음을 실험적으로 보여주었다.

박억 식스도파민 대표는 “‘‘너’로댄스’는 기술이 예술의 주체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 범위를 확장하는 시도”라며 “AI가 매개가 돼 예술가와 관객이 함께 창작하는 미래 무대를 실험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누구나 자신의 감정과 언어로 춤을 만들 수 있는 시대를 열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식스도파민은 향후 ‘뉴로댄스’ 시스템을 기반으로 AI 안무 창작 툴의 공개형 버전을 개발해 예술가와 일반 사용자가 직접 안무를 생성하고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또한 ‘‘너’로댄스’를 시작으로 AI 기반 VR 퍼포먼스 및 감정인식형 인터랙티브 공연 등 차세대 이머시브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